[미슐랭 1스타] 에빗(EVETT)(2편)셰프 조셉 리저우드의 강남 역삼동 한식 컨템포러리 다이닝

에빗 리뷰 2편입니다. 귀찮으심에도 이번 글까지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1편에서 메인 전 5번째 요리까지 보여드렸습니다.
메인 디쉬로 넘어가기 전, 팔렛 클렌저(Palate Cleanser)가 나옵니다.




*팔렛 클렌저(Palate Cleanser)?
Palate 는 입천장을 의미합니다. 입천장은 미각에 영향을 주는 기관 중 하나입니다.
직역하면 입천장을 씻어 주는 것인데
다른 요리로 넘어가기 전 입가심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발효시킨 당근 주스 (....)를 밑에 깔고, 식혜 소르베를 위에 얹은 클렌저입니다.
외국인이 이걸 찜질방에서 식혜 먹으면서 떠올렸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독특했습니다.
특별한 건 없어서, 한줄 요약하면,

당근은 틀렸고, 식혜는 옳았다....
 
다음 페어링 술입니다.




네 번째 페어링 술, 녹파주입니다.
경남 함양군에서 제작되는 술이고,
잔에 비친 모습이 푸른 파도와 같아서 녹파주라고 합니다.
잔을 잘 보시면 약간 녹색의 색을 희미하게 가지고 있단 걸 알 수 있는데,
양조장이 대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는 특성 때문에,
봄에 대나무 화분이 영향을 주어서 초록색 빛을 띈다 합니다.
메인을 먹을 때 목을 축이는 용도로 페어링 하셨고,
술만 마셨을 때의 느낌도 맑은 술 느낌을 줍니다.
 
이제 첫 번째 메인입니다.




벌 밀랍에 웻 에이징(Wet Aging) 시킨 지리산 흑돼지의 뼈 등심 부위를 사용했고,
오픈 할 때 만든 메주를 된장 페이스트리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소스는 돼지를 조리하면서 나온 돼지 즙으로 만든 소스입니다.
*웻 에이징(Wet Aging)이란?
진공 포장 안에 넣어 습식 숙성하는 것을 뜻합니다.

숙성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다 에빗의 인스타에서 하나의 사진을 찾았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비즈왁스와 브라운버터로 감싸서 숙성을 하는 듯 합니다.
3주 동안 웻 에이징을 하는 것으로 보이네요.
가끔씩 최상의 맛과 경험을 끌어내기 위해 세세하거나
긴 시간을 투자하는 분들을 보면, 경외심이 들기도 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저 메인 외에도 두가지 서브 디쉬를 함꼐 주시는데,

첫 번째는




돼지머리 뼈 위에 올린 여러 가지 쌈채소를 묶어 그릴에 조리한 요리입니다.
한국인들이 고기 먹을 때 쌈채소를 먹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왔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돼지 머리 고기를 이용하여 만든 크로켓입니다.
 
이제 맛에 대해서 말하면,
저 메인 고기가 앞에서 말했던 가장 좋았던 음식 top 2중 하나입니다.
모르고 먹으면 이게 돼지고기라고 생각을 못할 식감과 맛입니다.
보통 돼지고기하면 크리스피하거나 기름진 맛을 떠올리는데,
이 고기 같은 경우 굉장히 촉촉하고 돼지고기 맛이 풍부하게 납니다.
에빗에 오실 분이라면 이 요리는 먹어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브 디쉬 중 쌈채소 같은 경우는 우리가 생각하는 딱 그맛입니다.
그릴된 채소 맛. 나쁘지 않았고
고로케 같은 경우 겉이 감자 튀긴 것처럼 크리스피한 식감이 있고
안쪽에는 돼지머리 고기로 된 속이 촉촉하고 부드럽게 맛있어서 좋았습니다.
 
페어링의 경우
메인을 보조하는 역할을 잘 해주는 것 같습니다.
기름진 느낌을 경감해주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두 번째 메인에 페어링 될 술입니다.


 

다섯 번째 술, 한산 소곡주입니다.
충남 한산면에서 생산되는 약주로, 적은 양의 곡물이 들어가서 소곡주입니다.
예전에 아시아나 비즈니스석 술 리스트에서 본 적 있는 전통주라 반갑네요.
두 번 발효해서 만든 이앙주입니다약간 알싸한 맛이 있어서 물어보니
마지막에 빨간 고추로 발효를 시켜서 알싸하면서 감칠맛이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 메인 디쉬입니다.




볏짚에 숙성시킨 오리 가슴살을 숯불에 구운 것과,
미역, 다래 장아찌를 사용한 가니쉬,
구운 모과 위에 오리 다리살로 만든 햄을 얹은 것입니다.
가운데 부운 소스는 오리를 장시간 조리한 것으로 나오는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오리 가슴살의 경우 껍질의 크리스피한 느낌과
오리 가슴살의 맛이 잘 살아있어서 좋았는데.......
 
저거, 저 위에 초록색........
미역과 다래를 썼다는데, 미역 맛이 너무 쎄서,
해조류에 중독된 사람이 아닌 이상 먹는 순간 띠용?! 합니다.
맛이 너무 쎄요. 기분 안좋은 방향으로.
 
확실하게 저건 별롭니다.
 
구운 모과에 올린 햄은 그냥 soso.
그저 그렇습니다.
 
앞에 나온 메인에 비해 이건...흐음..
빠르게 다음으로 넘어가시죠.
 
 



이제 디저트가 시작됩니다.
처음부터 알려드리면, 여기는 디저트 불패 느낌입니다.
다 맛있어요.
 
위는 프리 디저트입니다.


 


독특하게 이런 매실씨를 기반으로 한 디저트입니다.
셰프님이 매실 씨를 오븐에서 구워보니 다양한 맛들이 나서,
크림에다가 재워 그것을 아이스크림으로 만드셨다고 합니다.
저 프리 디저트의 구성은
맨 밑에 매실씨 아이스크림,
그 위에 키위 장아찌를 올리고,
마지막으로 키위 젤리를 올려 마무리했습니다.
한 술 퍼 보면 이런 모양을 보여줍니다.



 
세 가지 재료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확실히 아이스크림이 매실 풍미를 가지고 있었고,
키위 장아찌도 그리 강하지 않은, 기분 좋은 신맛을 가지고 있었고,
키위 젤리의 부드러움도 좋아서 저 셋이 잘 어울려서
맛있었던 프리 디저트였습니다.
  
다음 디저트가 나오기 전, 페어링될 마지막 술입니다.




마지막, 여섯 번째 페어링 술, 추사입니다.
예산에서 제작되고 있고, 사과로 만들어진 증류주입니다.
한약재와 함께 만들어져서 한약재 맛이 약간 있고,
숙성을 오크통에서 최소 6개월~ 최대 2년 동안 해서
위스키와 비슷한 풍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술 자체의 맛은 이 술이 가장 좋았습니다.
위스키를 많이 모으고 가끔씩 마시기도 하는 편인데,
위스키와 같은 풍미가 났습니다.
 
메인 디저트입니다.




명칭은 파인 애플입니다.
왜 파인 애플이냐?
 
Pine(소나무) + apple(사과)......
 
아까 식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조셉 셰프에게서
아재의 향기가 진하게 풍겨옵니다..............
디저트 셰프님이 저게 재밌다네요 하면서 실소를 하시던데..
 
파이팅입니다......
디쉬를 설명드리면, 왼쪽부터, 솔잎으로 만든 피즈,
사과를 찌고 말리고를 반복한 뒤, 솔잎 시럽에 절여 만든 사과 정과,
솔 방울로 만든 커스터드, 다시마 소르베입니다.
그 밑에 사과를 냉해동 반복해 산화작용으로 산미를 끌어올린 사과 주스에
솔잎 오일을 뿌린 것을 깔았습니다.
 
따로 따로 먹어보고, 2~3개씩 조합해서도 먹어봤는데,
맛있었습니다. 다시마 소르베는 다시마 느낌보다는 감칠맛 나는
아이스크림 맛이었고, 사과 정과는 사과 맛을 가지고 있으면서 쫄깃했고,
솔잎, 솔방울로 만든 디저트들도 은은한 달콤함을 가지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페어링은 저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디저트만 먹는 게 맛있었어요.
추사는 그냥 술이 맛있어서 따로 다 마셨습니다.
 
마지막 디저트입니다.




헛개나무 차를 따로 주셨고,
하단 오른쪽에 있는 빨간 빛을 띄고 있는 것이
밀크 스킨을 캐러멜라이즈한 타르트 쉘에다
아티초크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넣고,
그 위에 무화과 잎으로 만든 오일을 올린 것이고,
하단 왼쪽에 있는 것이 발효한 옥수수로 만든 타르트,
중앙에 있는 포장된 사탕이 참기름 캐러멜입니다.
 
설명해드린 순서가 먹는 순서와 같은데요,
아이스크림의 경우 특별할 건 없었습니다.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합친 느낌?
옥수수 타르트는 고소한 맛이 강했고,
참기름 캐러맬은 생각 외로 좋았습니다.
캐러맬과 참기름이 조화가 좋을 지는 몰랐습니다.
캐러맬은 단맛이 나면서 은은하게 참기름의 고소함이 느껴집니다.
좋은 조화를 하나 또 배워 갑니다.
 
끝이 날 때 즈음, 선물이 있다면서 셰프님이 오십니다




요리에 사용되는 재료들을 셰프님이 그리셔서
코스에서 즐겼던 기억들을 떠올려 보시라는 의미에서 그려 주신다고 하십니다.
오늘 같은 경우 계획된 코스에서 식재료의 상태를 보고
메뉴를 바꾼 것들이 좀 있어서
오늘 먹었던 것 중에 여기 없는 것도 있을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여하튼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무엇을 평가하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평가를 해 보자면,
모든 코스가 다 완벽하게 만족스럽지는 않았었습니다.
1~2가지 정도는 불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요리들의 장점들이 이를 잊게 할 정도로 좋았고,
창의적인 결과물들을 보는 재미도 분명 있었습니다.
플레이팅은 확실히 흥미로웠구요.
위치 특성상 한적한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대화를 하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던 매장 분위기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전통주 페어링은 확실히 좋았습니다.
술 자체도 좋았고, 페어링한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재료를 기반으로한 새로움을 원할 때,
다시 방문할 것 같습니다.
제철 재료를 많이 쓰는 거 같아서, 봄이나 여름이 오면 다시 가볼 생각입니다.
 
 
이런 분들게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비싼 재료로 화려함을 추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우리나라의 재료를 서양인 셰프가 어떻게 해석하여
창의적으로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지 궁금하신 분.
좋은 전통주 페어링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께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전통주 페어링이 6잔 다 마시면 저게 은근 쎄서 취하실 수 있습니다.
술이 조금 약하신 분은 이점 유념하셔서 즐겨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상, 리뷰를 봐 주셔서 갑사합니다.
다시 리뷰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관심 있으신 분들은 구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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